안녕하세요, dawonny 입니다.
지금까지 개발블로그 글을 작성하면서 '회고' 글을 작성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회고라는 게 제게 굉장히 개인적이고, 비밀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에 항상 타 플랫폼의 개인 일상 블로그에 몰래 적곤 했어요.
하지만 늘 그렇듯, 발자취를 남겨놓으면 미래의 내가 다시 읽었을 때 새롭게 느끼는 것도 생기고, 그때 자신의 나를 보면서 오히려 힘을 얻고 동기부여를 얻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의미로, 오늘은 회고글을 작성해볼까 합니다.
개발자 글쓰기 모임인 '글또'에 제출했던 [삶의 지도]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요.
조금은 재미없던 학생
학창 시절 때의 스스로를 생각했을 때 저는 마냥 재밌는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이 엄하시기도 했지만, 제 성격상 모범생 이미지가 잘 맞고 편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재밌는 밴드 동아리에 들어가고, 패션 동아리에 들어갈 때에 저는 생활기록부에 한 줄이라도 더 쓰겠다는 마음에 과학토론 동아리에 들어가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말 잘 듣고 얌전한 학생이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분명 초등학생 때에는 만화가, 천문학자, 공상 과학 소설가, 작가 등 재미있는 걸 꿈꿨던 것 같은데, 중고등학생 때에는 딱히 싫은 것도 좋은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당장 눈앞에 닥친 것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에, 남들 하듯 공부만 했어요.
컴공생 브이로그를 보고
수능이 끝났고 대학에 지원을 할 때가 왔습니다.
컴퓨터공학과는 당시에 취업이 잘되는 유망한 학과라고 자자했어요(현재진행형이죠).
학과에 대해서 궁금해져서 유튜브에서 컴공생 브이로그를 몇 개 찾아봤습니다.
카페에서 검은색 바탕화면에 영어 코드를 두드리는 모습이라니, 단 한 번도 코딩을 배워본 적 없었지만 정말 멋져 보였어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아, 컴퓨터공학과에 가야겠다!’
이왕이면 안 가본길
코딩에 '코'자도 모르는 학생이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대학 행사란 행사는 모두 취소되고 학교도 온라인으로 다녀야 했던 저는, 이렇게 저의 대학생활이 흐르다 끝나버리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었어요.
하지만 저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내 삶은 나 스스로 다채롭게 만들어야겠다’라는 다짐을 했었어요.
우선 저는 컴퓨터공학부 과 동아리에 지원해서 들어갔고, 그곳에서 선배, 동기들과 공부하며 즐거운 동아리 생활을 했어요.
그러다 다음 년도 과 동아리 회장을 제안받게 되었는데요.
당시에 생각하기를, 왠지 이 문턱만 넘으면 앞으로 스스로 많은 걸 느끼고 경험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사실 남들이 보기엔 '그거 가지고 그래?'라고 할 것 같은데요.
저에게 있어선 스스로 결정한 첫 용기였던 것 같아요.
저는 내향적인 편이라 다른 친구들보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떨리고 싫고, 회장 같은 걸 맡는 것도 질색하곤 했었거든요.
하지만 안 가본 길로 한번 가보면, 앞으로 더 많은 것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하겠다고 했고, 1년 간 회장으로 활동했어요.
그때 하나의 커뮤니티 속에서 ‘같이 공부하고 성장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배웠다는 건 큰 자산이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GDSC(Google Developer Student Clubs), IT 창업 연합동아리 등에서도 2년간 운영진을 맡게 되었고 제가 생각하는 즐겁고 유익한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스스로 예전과는 다르게 ‘재미있는’ 삶을 내가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자신이 생겼었어요.
소거법으로 찾아나간 나의 관심 분야
저는 개발에 있어선, 무언가 관심 있는 게 생기면 일단 해보자-라는 마인드입니다.
그래서인지 개발 공부를 할 때에도 이것저것을 다양하게 하는 편이었어요.
Flutter 가 궁금해져서 독학 후 친구와 함께 방학 중 앱을 하나 개발해보기도 했고, Node.js로 개발하는 백엔드도 재미있어 보여서 동아리에 들어가 프로젝트에 백엔드 개발자로 참여했어요.
친구들이랑 교내 대회에 나간다고 React.js로 맛집 지도를 만들어보기도 했었네요.
하지만 3학년 말, 슬슬 취업에 대해서 고민을 할 때가 왔습니다.
마냥 재미있다고 가볍게 공부하는 자세를 지양할 때가 온 것이죠.
이때 저는 고민과 동시에, (괜히)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어요.
'분야 선택이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다른 친구들이 한 우물 깊게 파고 있을 때 지금까지 나는 너무 찍먹만 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난 너무 늦었어...'와 같은 생각들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한 동아리 선배가 해주었던 말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렇게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았으니까 오히려 너한테 제일 잘 맞는 것을 소거법처럼 찾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쓸데없는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그 이후로 정말 제가 앞으로 재미있게 할 개발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화면에 직접 요소들을 그리고, 사용자들이 눈으로 직접 마주하는 단을 개발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을 제일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취준
2024년은 '취준'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대학교에 다니면서 몸이 바쁘고 정신도 없는 와중에 전 항상 '지금이 좋을 때야.'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지냈어요.
친구들과 학교에 다니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프로젝트를 하는 대부분의 활동들은 힘들지만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2024년도는 마치 다시 재수학원에 다니는 것 같았어요.
소속은 없어지고, 미래는 정해진 것이 없는데, 당장 내가 하는 행동에 따라서 미래가 결정되어 버리는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제가 100을 노력한다고 해서 정당하게 100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이런 불확실성이 저를 너무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바빠서 정신이 없으면 무기력함이나 불안을 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사이드 프로젝트 동아리에 들어가 보기도 했고요.
자전거 끌고 한강도 가고, 혼자 카페도 가고... 스스로 버티는 법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앞으로
최근에 대규모 인턴십에 지원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최종합격하게 되었어요.
1년 동안 혼자 삽으로 구멍을 매일 커다랗게 파곤 했는데, 갑자기 하루 만에 그 구멍이 기쁨으로 확 찬 걸로 모자라 콸콸 넘쳐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앞으로 6개월 간 인턴으로 다니면서 많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잔뜩입니다!
항상 그래왔듯, 스스로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해보려고해요.
초심 잃지 않게 가끔 저도 블로그에 들어와 이 글을 읽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